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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직원들의 주인 의식을 고취시킴으로써 ‘내부 기업가정신(Intrapreneurship)’을 제고할 수 있는 혁신 방식으로, 내부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발굴-평가-검증-사업화하는 사내 벤처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강조되고 있는 ‘내부 기업가정신’과
‘사내 벤처’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내부 기업가정신의 중요성과 사내 벤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보유 자원의 제약과 리스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포착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사고방식 및 행동양식을 의미합니다. 기업가정신은 특히 국가의 경제 성장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기업가정신을 체계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경제학자 슘페터(J. Schumpeter)는 ‘경제가 멈추지 않고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은 기업가정신을 통한 지속적 혁신’이라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이론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1976년 150.9에서 2013년 66.6으로 지난 37년간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태입니다(한국경제연구원, 2016년 1월 조사자료).

특히 최근 들어서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일상화됨에 따라, 강력한 시장 지위를 가진 기업이라도 혁신을 지속하지 못할 경우 일순간에 도태되는 경우를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하게 됩니다. 미국의 경우 S&P500 기업의 생존 연수가 1960년 평균 55년에서 2015년에는 평균 19년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이에 따라 택시를 한 대도 보유하지 않고도 차량의 이용 수요∙공급을 매칭해주는 기술만으로 세계 최대 운송회사로 부상한 우버(Uber)와 같이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기존 산업체계를 완전히 붕괴시키는 이른바 ‘우버 모멘트(Uber Moment)’가 점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듯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자체적 혁신 능력 없이는 기업의 장기적 생존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기존 기업 내부의 역신 과정 속에서 발현되는 ‘내부 기업가정신(Intrapreneurship, ‘내부’를 뜻하는 프랑스어인 ‘Intra’와 ‘Entrepreneurship’의 합성어)’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규모가 커지면서 내부 조직의 복잡성 증가, 임직원의 주인의식 약화 등 ‘성장의 역설’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내부 기업가정신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일부 발 빠른 대기업들은 내부의 혁신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시장 기회를 빠르게 포착, 신속하게 변화하는 스타트업의 혁신 방식인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을 이미 도입 및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형 린 스타트업 기존 전략
전략 수립 비즈니스 모델과 ‘가설’ 기반
‘구체적’인 비즈니스 플랜 기반
신제품 출시 ‘현장 중심’의 고객 니즈 탐색 및 가설 검증 ‘단계적 플랜’에 의한 제품 출시 관리
제품 개발 ‘최소 가능 제품을 신속히’ 개발, 반복 검증 ‘개발 전 모든 사양을 기획’ 및 제품에 반영
조직 구조 ‘빠른 제품 출시와 개선 중심’의 조직 구성 ‘세부 기능별’ 조직 구성
성과 측정 고객생애가치, 이탈률 등 ‘핵심지표’ 관리 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 기준
실패 인식 ‘당연히 발생’, 개선하거나 방향전환하면 됨 ‘예외적 상황’, 경영진 교체 및 조직 개편
실행 속도 ‘충분한’ 데이터 기반 신속성 ‘완전한’ 데이터 준비 시에만 실행

[표]’린 스타트업’과 기존 전략의 비교



  • 특히 린 스타트업의 일환으로서, 내부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내 벤처’ 제도가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 기업가정신을 제고할 수 있는 혁신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 고(Pokémon Go)는 2010년 구글(Google) 개발 인력들이 설립한 사내 벤처 ‘나이언틱(Niantic)’에 의해 개발된 게임입니다.

    나이언틱은 2012년 구글 맵(Google Map) 기반의 증강현실 게임인 ‘인그레스(Ingress)’를 개발해 각광받았으며, 2015년 8월에는 구글의 지주사 전환(다양한 개성을 가진 혁신적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해 독립적인 조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 체제로 전환)과 함께 분사했습니다. 구글은 ‘포켓몬 고’ 개발과 관련해서 2015년 9월에 닌텐도(Nintendo), 포켓몬컴퍼니(PokémonCompany)와 함께 3천만 달러를 공동 투자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C-Lab(Creative-Lab)’ 제도를 통해 사내 벤처를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후 인체를 매질(媒質, 파동을 전달시키는 물질)로 소리를 전송하는 신개념 통화 UX를 개발한 ‘(주)이놈들연구소’ 등 외부 경쟁력을 갖춘 14개 기업을 분사한 바 있습니다.

사내 벤처의 성공요인 및 적용 사례

사내 벤처는 사업 실패의 리스크가 낮고 모기업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지만, 전략 수립의 자율성 및 차별적 보상에 따른 동기 부여가 약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특히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 조직까지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사내 벤처에게 있어 사업 성공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구분 사내 벤처 외부 스타트업
핵심 목표 내부 조직의 혁신 역량 제고
비즈니스의 재무적 성공
자원 활용 모기업의 자원(자본/인력 등) 활용 가능 독자적 자원 확보
전략적 자유도 낮음 (모기업과의 시너지 고려) 높음 (주주 이익만을 고려)
사업 실패 리스크 낮음 (모기업이 실패 위험을 부담) 높음 (창업자 본인이 전적으로 책임)
성공에 대한 보상 모기업과 공유 창업자의 위험 감수에 따른 보상

[표]사내 벤처와 외부 스타트업의 비교



  • 독립성 보장 및 의도된 방임


    사내 벤처가 외부 스타트업과 같은 ‘성공에 대한 열망’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율적 운영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기존 시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공식 조직과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기존 조직의 혁신을 자극하는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 활동은 기존 사업영역과 조직적으로 독립되어 실행되어야 한다. 이는 혁신 활동이 방대하고 복잡한 일이므로 당장의 성과를 위한 노력과 함께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구글의 경우, 최근 창업을 원하는 내부 직원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기존 업무에서 제외, 별도의 공간에서 프로젝트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하는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Area 120’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애플(Apple)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도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하드웨어/제품 디자인 등 애플 내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본인이 직접 선발하여 독립 조직을 구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잡스는 ‘애플의 기존 조직이 해군이면 자신들은 해적(Pirates)’임을 강조하며 창조적이고 독립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공간도 기존 애플 본사가 아닌 별도 사옥으로 분리하였으며, 사비를 들여 급여∙복지 등도 기존 조직과 차별화했습니다.
    미국의 민간 상업 은행인 웰스 파고(Wells Fargo) 역시 ‘혁신추진그룹(Innovation Group)’을 독립시켜 R&D 및 신기술 발굴, 내부 파일럿을 통한 검증, 실제 상품∙서비스 개발, 디자인&서비스 경험 등 금융서비스 개발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혁신업무를 통합했습니다.


  • Build – Measure – Learn


    사내 벤처는 스타트업으로서 완전한 계획 수립에 의한 실행보다는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GE는 스타트업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모델로 하여, 핵심 기능만 갖춘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를 신속하게 개발하고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고객 니즈에 빠르게 접근해가는 ‘패스트웍스(FastWorks)’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개별 프로젝트별로 소규모 조직들이 사내 벤처와 같은 형태로 운영됨으로써 혁신 아이디어가 시장에 출시되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었으며 2014년에만 2만명 이상의 직원, 400여개의 프로젝트에 ‘패스트웍스’가 적용되었습니다.

    영국의 신용카드사인 버클리카드(Barclayscard) 역시 상품개발 단계부터 독자적인 브랜드 커뮤니티를 구축하여 고객 제안 및 회원 투표를 통해 혜택을 선정한 후 ‘Ring’ 카드를 출시했습니다. 카드 출시 후에도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고객의 의견을 꾸준히 청취하고 회원에 의해 선정된 제안을 반영해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갔으며 고객의 아이디어를 통해 발생한 카드사의 이익을 제안자에게 되돌려주는 ‘Giveback’ 프로그램도 도입했습니다.

  • 객관적 사업성 검증


    사내 벤처의 독립성과 의도된 방임이 악용되지 않도록 사내 벤처의 사업성을 고객 등 제3자가 직접 평가하게 함으로써, 외부 시장과 내부 조직이 요구하는 객관적 검증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부 조직이 직접 스크리닝할 경우, 매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우수한 아이디어가 사장될 확률이 증가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UC Berkeley 대학의 헨리 체스브로(Henry Chesbrough) 교수는 “사내 벤처는 외부 고객과 내부 조직이라는 2개의 전선(戰線)에서 싸우는 부대와 같다. 내부 조직은 사내 벤처의 아이디어를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기존 사업과 중첩될 경우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에 의해 갈등이 커진다. 사업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만이 이 전쟁을 멈출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소니(Sony)는 이를 위해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First Flight(https://first-flight.sony.com)’를 구축하여 내부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플랫폼에 공개해 외부의 객관적 평가를 받게 하고 선정된 프로젝트를 사업화했습니다. 소니 외에도 페이스북(Facebook)에 인수된 가상현실(VR) 기기 개발 회사 오큘러스(Oculus), 스마트워치 개발회사인 페블(Pebble) 등 유망 스타트업들이 크라운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사업성을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성장 옵션 제공


사내 벤처에서 성장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사업화에 따른 인센티브, 독립 조직으로의 분사 등 차별적인 성장 옵션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기존 기업 내부에서 개발된 혁신적 아이디어가 분사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으로 발전하고, 이러한 스타트업이 기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시스코(Cisco)는 사내 벤처 육성 조직인 ETG(Emerging Technology Group)를 통해 5~7년 내 10억 달러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파괴적인 아이디어를 발굴, 이들을 분사시키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클 경우 다시 M&A하는 ‘Spin-In’ 전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는 내부의 모바일 보안 기술 조직을 분사,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기업인 싱크로노스 테크놀로지(Synchronoss Technologies)와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합작법무법인)을 설립하는 등 금융회사들의 사내 벤처 분사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결론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혁신 역량이 기업 생존과 직결됨에 따라, 기업가정신을 갖추고 조직 내부의 혁신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사내기업가(Intrapreneur)’의 양성이 중요해졌습니다. ‘사내기업가’들은 새로운 솔루션보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과 비슷한 솔루션을 선호하는 오류 등 조직의 관성을 극복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개발 및 실행에 자발적으로 도전하는 내부 구성원들이며, 이러한 ‘사내기업가’들이 새로운 솔루션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 및 내부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아이디어가 사내 벤처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하겠습니다.

대다수의 최고 경영진은 조직 내에 인재가 없어서 혁신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혁신전문가들은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요인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되기 위해 필요한 ‘조직문화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내 벤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실패를 혁신을 위해 필요한 정상적인 과정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가 빠르게 ‘제안-평가-검증-사업화’될 수 있는 조직문화 정착인 선행되어야 하겠습니다.



(자료출처: KB경영연구소 – ‘내부 기업가정신(Intrapreneurship)과 사내 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