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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좋아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 "Change Management"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오는 변화의 파도는 먼 미래의 일로 생각했던 변화가 곧 우리에게 다가올 현실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는 기업에게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를 안겨줌과 동시에 하여금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에 대한 관심을 다시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급격한 경영 여건의 변화는 준비된 기업일수록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준비된 기업이란 '변화 관리'에 능한 기업을 말합니다. 즉, 변화 대응 역량을 키워온 기업은 남보다 한 발 앞서 낡은 관행과 단호히 결별하고, 스스로를 과감히 변화시키며, 그 과정에서 변화 관리 프로세스를 조직에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는 일에 능한 기업을 뜻합니다.



성공적인 변화 관리를 위한 실행 포인트

유기체의 속성을 지닌 기업에게 '변화'는 일종의 생존 본능인데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 자체가 도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변화가 어려운 이유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의 돌발 상황, 잘못된 계획과 역량의 부족 등 여러 불가피한 사정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걸림돌을 극복하고 변화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5가지 실행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과거와의 단호한 결별

194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커트 레빈은 변화가 일어나는 원리를 변화와 저항의 평형 관계를 들어 아래 그림과 같이 설명합니다. '세력-장(Force-field) 모델' 은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힘과 변화에 저항하는 힘이 평형을 이룰 때 현재 상태가 유지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변화를 추구하는 힘이 강해지거나, 그에 저항하는 힘이 약해지면 현재의 평형상태는 균형을 잃고 새로운 상태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을 통해 변화를 추진하는 힘(driving force)을 의도적으로 키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그림] Kurt Lewin's Force Field



변화가 일어난 후에 새로운 상태가 유지되는 과정은 아래 표와 같이 3단계로 나뉘는데, 그 첫 번째 단계인 Unfreezing가 바로 기존의 낡은 사고와 행동 방식을 깨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의 조직 문화, 혹은 사업 방식이 더 이상 적절치 않다는 인식에서 변화는 시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조직 문화의 핵심은 리더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레빈의 모델은 조직 변화에서 새로운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하게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단계 : 해빙 (Unfreezing) 2단계 : 이동 (Moving) 3단계 : 응고 (Refreezing)
-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힘이 약화되고 변화 추진력과 저항력 사이의 균형이 파괴
- 새롭게 요구되는 사고 및 행동 방식과 기존 방식과 차이에 대한 인식 확산
- 변화에 대한 믿음, 지지, 지원이 표출되고 새로운 조치가 행동으로 나타나고 새로운 단계로 이동 - 새로운 가치관이 인정되고 변화된 행동이 반복됨으로써 조직 및 직무 안정화
- 모든 업무에 변화가 정착되고 내면화되어 구성원들의 자신감 확산

[표] Kurt Lewin의 변화 관리 3단계 모델


"위기의식"의 활용

하버드대학교 경영 대학원 석좌교수 존 코터는 위기의식을 가장 강조한 학자는 변화 관리에 관한 많은 연구 업적을 남긴 교수입니다. 그는 실패하거나 성공한 100여 개 회사들을 집중 분석해서 여덟 단계의 변화 관리 프로세스로 아래 그림과 같이 정립하였는데, 그 중 첫 단계가 위기의식을 고조시키는 것입니다. 존 코터 자신이 지켜본 기업들의 50% 이상이 이 단계에서 실패하였다고 말할 정도로 위기의식을 확산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하였습니다. 그에 말에 따르면 경영진의 75% 이상이 현재의 통상적 사업만으로는 기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실행이 일어난다고 하였습니다.

1 위기 의식 고조
- 상황이 긴급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함으로써 실천적 행동 유도
5 권한 부여
- 직원들이 넓은 범위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지도록 과감한 임파워먼트
2 변화선도팀 구성
- 능력과 기업에 대한 애착을 가진 사람들로 지도자 그룹 형성
6 단기성과 확보
-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공체험으로 사기 진작과 도전적 열정 자극
3 올바른 비전 정립
- 나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비전)과 이를 이루기 위한 전략 수립
7 변화의 속도 유지
- 성공에 대한 자만과 안주를 경계하고 후속 변화 과제 도전
4 소통과 비전 전달
- 조직 구석구석에 반복적으로, 솔선수범을 통해 비전 전파
8 변화를 기업문화로 정착
- 위의 일곱 단계가 확고한 조직 문화로 정착되도록 함

[그림] 존 코터의 변화 관리 8단계 프로세스



변화가 꼭 필요함에도 잘 실행되지 않을 때는 위기 상황을 조성하는 것은 하나의 전략이 됩니다. 예를 들면 결과가 안 좋게 나올 것이 뻔한 고객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거나, 실수가 불거지도록 방치하기도 하며, 의도적으로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하여 경쟁업체에 비해 취약한 부분을 부각시키는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위기의식이야말로 변화 촉발의 가장 확실하게 행동을 촉발시키는 내적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에 주목

조직 변화는 눈에 보이는 조직 구조나 제도보다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추구하는 가치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속성에 주목한 사람 중 한 명인 미국의 변화 관리 컨설턴트 윌리엄 브리지스는 실질적이고 본질적인 변화를 강조하였습니다. '변화(Change)'는 정책이나 조직 규모, 사업 구조 등 겉으로 보여지는 변화에 해당하는 반면, '변환(Transit)'은 구성원들의 심리와 정서, 일을 대하는 자세와 추구하는 핵심가치의 변화로 해석하여 강조하였습니다.


Endings (Saying Goodbye)

- 기존의 것들을 있는 그대로 두고 새로운 업무, 환경, 관계로 떠남
-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과거의 정체성 폐기가 더 중요
The Neutral Zone (Explorations)

- 과거 정체성과 현재 모습과의 혼돈과 불확실성이 강한 시기
- 시간이 오래 걸리는 비생산적 시기지만 새로운 방향 설정과 본질적 변화를 위해 중요한 단계
New Beginnings (Moving Forward)

- 새로운 행동과 사고가 시작되는 단계
- 미래를 향한 길을 보여주는 신호를 잘 이해해야 함

[그림] 윌리엄 브리지스의 변환 관리(Transition Management) 모델


윌리엄 브리지스는 조직 변화의 실체를 'Endings(결말) - Neutral zone(중립지대) - New beginnings(새 출발)'의 3단계로 위 그림과 같이 구분하였습니다. 특히 첫 단계인 Endings에 대해 Saying Good bye 단계라는 별칭을 붙이는데, 기존의 사업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기존 방식과 성과들을 그대로 놔둔 채(Let it go),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을 하라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저항과의 싸움은 장기전

변화는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일으킵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누구나 새로운 방식을 배워야 할 때, 스스로가 일시적으로 무능하게 느껴지거나 유능한 집단에서 제외되고 극단적으로 자신의 기득권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그 결과 변화가 필요 없다는 자기 합리화를 무의식적으로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서 성인학습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로버트 케건 교수는 사람들이 변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무의식중에 자신의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음으로써 변화와 경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저항은 그냥 그대로 있고 싶다는 관성이 아니며 사실은 변화에 대응하는 일종의 면역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저항 없는 변화는 본질적인 변화가 아니며 저항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 됩니다.

이런 저항들을 굴복시키거나 설득하는 핵심 수단에는 소통이 있습니다. 말로만 하는 소통뿐 아니라 작은 변화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조직의 운영 방식, 제도와 시스템 등 업무 환경도 변해야 행동도 바뀐다는 것입니다. 존 코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6개월에서 8개월 사이에 강력한 증거를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변화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업무 환경의 변화'와 '단기적 성과'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과감한 행동과 진화론적 적응

스탠퍼드대 조직 행동학과의 데브라 마이어슨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직은 '과감한 행동'이나 '진화론적 적응'이라는 두 가지 방식에 의해 변화한다고 합니다. '과감한 행동'이란 기술 혁신이나 외부 경영 환경의 급작스러운 변동으로 촉발된 경영진 주도의 탑다운 변화를 의미하며 이런 변화는 대개 빠르게 진행되면서 동시에 큰 저항과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진화론적 적응'은 눈에 띄지 않게 분산된 작은 움직임들이 오랜 시간 조직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바텀업 변화를 의미합니다. 둘 중 하나가 아닌 기업에게 필요한 변화는 두 가지 방식 모두입니다.

Informal Stage
(비공식단계)
- 표준화된 방법 없이 최고 경영진이 변화관리 주도
Emerging Stage
(초기단계)
- 프로젝트 단위의 진척과정에서 변화 관리활동 반영
- 관리자들 대상으로 변화관리교육 시작
Formalizing Stage
(공식화단계)
- 표준화된 조직 변화 관리방법 활용
- 특정 프로젝트에 변화 관리 활동과 역량을 응용하는데 주력
Scaling Stage
(확대단계)
- 자사의 변화 역량 확대에 주력
- 모든 관련 직책을 대상으로 변화 관리 교육 실시
- 변화 관리의 책임과 권한 부여 받은 중간 관리자 역할
Embedded Stage
(체질화단계)
- 변화 관리 활동이 통합되고 공식적 방법과 도구를 활용한 모니터링 및 효과 측정 실시
- 다양한 변화에 유연히 대처하며 변화 관리가 기업 전체의 문화로 정착

[그림]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제시하는 5단계 변화 관리 성숙도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2014년 변화 촉진 문화를 조성하고 변화 역량을 강화하면서 지속적인 변화 관리에 성공적으로 임한 기업들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상위 20% 기업들은 모두 과감한 행동 이후 진화론적 적응을 잘 관리한 경우였습니다. 이 기업들은 모든 계층에 변화를 주도하는 책임자 역할의 직원이 있었고, 최고 경영진부터 중간 관리자까지 모두가 변화 주도자 역할을 솔선수범하였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아울러, 조직 운영에서는 직원들의 공식적 직책, 커리어 계획, 업무 및 프로젝트 수행에서 다양한 변화 관리 기법을 적극 적용하였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과감한 변화 시도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고, 변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레 기업 전체로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단계를 위 그림과 같이 5단계 변화 관리 성숙도로 설명하였고, 최종 단계까지 간다면 기업 전체의 문화로 정착하고, 조직의 근육으로 체질화될 수 있음을 설명해줍니다.

변화 관리 프로세스가 문화로 정착

위의 5가지 포인트는 변화 관리 이론이나 모델들은 각각 강조하는 점이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기존 관행과 결별, 소통을 통한 구성원의 본질적 변화 유도, 새로운 모습의 조직 정착이라는 세 단계는 공통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왜 변해야 하는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해당하는 이유와 비전이 명확하게 공유되고 과거로부터 과감히 탈피하는 것이 시작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과정에서 외형적인 제도와 조직 구조의 변화보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저항 세력을 설득하고 구성원의 마음을 얻는 지속성 또한 중요합니다. 결국, 비전(가치관), 사람(리더와 인재), 일하는 방식(조직 운영)의 세 영역에서 일치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변화 관리 프로세스는 비로소 하나의 조직 문화로 정착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 관리의 속성을 이해하고 각 실행 포인트를 잘 이행하는 것이 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LG경제연구원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 " Chang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