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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AR/VR 전문 시장조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경 AR/VR 시장 규모가 1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증강현실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각종 증강현실 솔루션이 등장해 기업고객들에게 어필할 것으로보여 가상현실보다 3배 이상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됩니다.이번 시간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주요 IT 기업과 몇몇 스타트업들의 증강현실 플랫폼 관련 동향과 사례를 살펴보고,
증강현실 플랫폼의 중요성과 그것이 시사하는 바를 알아보겠습니다.





증강현실 시장 전망 및 플랫폼으로서의 특성

스마트폰 보급 초창기에 반짝 인기를 끌었던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킬러 앱(Killer App)을 발굴하지 못해 이내 인기가 사그라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포켓몬 GO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금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강현실이란 간단히 말해 현실(Real-world)의 이미지와 가상(Virtual-world)의 이미지를 합성해서 사용자에게 보여주고,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증강현실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AR/VR 전문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Digi-Capital)은 2020년경 AR/VR 시장 규모가 1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 중 증강현실이 900억 달러, 가상현실이 30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처럼 증강현실이 보다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특정 업무의 생산성 증대를 지원하는 각종 증강현실 솔루션이 등장해 기업고객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엄청난 투자를 유치한 증강현실 플랫폼 매직리프(Magic Leap)가 2017년경 상용화되면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및 콘텐츠가 인기를 얻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전망은 어디까지나 가정에 기반을 둔 추정치이므로, 새로운 변수의 등장이나 시장 동향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수정될 소지가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현실과 가상의 이미지를 합성해 주는 기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자막이나 CG 같은 것도 그런 사례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증강현실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꽤 오랫동안 연구돼 온 기술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합성 이미지의 표시를 넘어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유의미한 증강현실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시작됐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초창기인 2010년 무렵,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특정 대상을 비추면 연관 정보를 보여주거나 거리를 비추면 목적지 정보를 제공하는 앱 등이 등장해 관심을 끌면서 점차 대중에게 증강현실이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 2006년 창업 후, 2012년 인텔(Intel)에 인수된 국내 스타트업인 올라웍스(Olaworks)의 경우에도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는 '스캔서치(ScanSearch)'라는 증강현실 앱을 출시하면서부터 입니다. 당시 스캔서치는 책이나 음반의 표지, 영화 포스터 등을 카메라로 찍으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거리를 비추면 주위 상점 정보를 제공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후 인텔이 올라웍스를 약 350억 원에 인수하면서, 올라웍스의 엔지니어들은 인텔에 합류해 인텔의 칩에 관련 기술을 통합하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초창기에 꽤 주목을 받았던 증강현실 기술과 몇몇 애플리케이션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업계가 '킬러 앱(Killer App)'을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과거1의 증강현실 앱은 어느 정도의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약간의 흥미를 유발하기는 했지만, 일상에서 매일마다 유익하게 사용하거나 지속적으로 즐기며 사용할 만한 중독적인 재미를 유발하지는 못했습니다. 따라서 증강현실이 산업화하고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양한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그러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구동 환경이며, 그것이 바로 '기반형 플랫폼으로서의 증강현실'입니다.

증강현실 플랫폼의 동향 및 사례


증강현실 플랫폼에 일찍이 관심을 갖고서 투자한 기업으로는 구글(Google)을 꼽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초창기 이후 시들해진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은 구글이 구글글래스(Google Glass)를 선보이면서 다시금 미디어와 IT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구글은 2012년 4월, 구글글래스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후 2013년부터 체험판을 1500달러에 판매했습니다.
  • 하지만 구글은 2015년 1월, 구글글래스 체험판 판매를 중단하게 됩니다. 얼마 뒤 구글이 구글글래스를 포기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구글글래스의 책임자가 "구글글래스 프로젝트는 실패에 가깝다"고 밝혀 논란이 더욱 확산됐습니다. 이후 에릭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 회장이 "구글글래스는 구글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플랫폼"이라면서 결코 구글글래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글글래스는 등장 초기에 '포스트 스마트폰'을 담당할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로서 상당한 관심을 끌었고 일상에서의 활용뿐 아니라 의료, 레저, 운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습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 착용 시의 디자인, 불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짧은 배터리 시간, 사생활 침해, 안전 문제 등 많은 단점들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그런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킬 만한 킬러 앱이 없었습니다. 현재(2016년 8월 기준), 구글은 구글글래스 프로젝트를 재정비 중이며 비록 일반 소비자 대상의 판매는 중단했지만 비즈니스 솔루션 개발을 위해 여러 파트너 업체들과의 협력은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구글 자체의 기술은 아니지만, 구글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매직리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직리프는 시장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기업임에도 구글, 알리바바, JP모건, 모건스탠리, 퀄컴, 워너브라더스 등 여러 대기업들로부터 총 13억 9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입니다. 가히 증강현실 업계의 '라이징 스타'라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2016년 5월 유명 IT잡지 와이어드(Wired)는 매직리프를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스타트업'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매직리프는 자사의 기술을 '영화적 현실(CR: Cinematic Reality)'이라고 부르는데, 개념상 현실의 이미지와 가상의 이미지를 합성해 보여주고 상호작용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볼 때 결국 넓은 의미의 증강현실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증강현실이라는 용어가 너무 어려우므로 이해하기 쉽게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또는 HR: Hybrid Real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혼합현실을 주장하는 업체들은 기존의 증강현실이 단지 추가 정보만 제공하는데 그치는 데 반해, 자사의 기술은 가상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자사의 기술이 혼합현실이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입니다. 2015년 1월 처음으로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는 모바일 사업에서 쓴 맛을 본 마이크로소프트가 사력을 다해 집중하고 있는 차세대 플랫폼입니다. 홀로렌즈는 HMD(Head Mounted Display) 형태의 기기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각종 센서들과 카메라, 3D 오디오를 제공하는 스피커를 장착하고 있으며 컴퓨터를 내장하고 있어 PC나 스마트폰 등과 같은 추가적인 기기 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합니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용 버전을 3000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소비자용 버전의 출시일은 미정인 상태입니다.


기본적으로 애플(Apple)은 경쟁업체보다 먼저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이라기보다는 경쟁업체가 제품을 출시한 이후에 자사의 생태계에 최적화된 완성도 높은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입니다. 그런 애플이 2015년 5월, 증강현실 분야의 전문기업 메타이이오(Metaio)를 인수했습니다. 메타아이오는 애플의 인수 이후 홈페이지도 폐쇄하고 대외적인 사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지난 2016년 8월, 애플의 CEO 팀 쿡(Tim Cook)은 취임 5주년을 맞아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증강현실은 아주 흥미로운 핵심 기술이며, 애플은 이미 증강현실과 관련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맥락을 고려할 때 앞으로 애플은 1~3년 이내에 자사의 제품에 최적화된 형태의 증강현실 플랫폼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해외에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도 증강현실 플랫폼 경쟁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2012년 창업된 메타(Meta)의 경우 메타2(Meta 2) 개발자 버전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며, 949달러에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메타는 2560x1440의 해상도를 가진 헤드셋과 전용 개발도구(SDK: Software Development Kit)를 제공하며 특히 개발자 확대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Y콤비네이터(Y-Combinator) 등으로부터 총 73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상태입니다.
    그 외에도 지속적으로 증강현실 헤드셋을 출시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뷰직스(Vuzix), DJI 드론 조종에도 이용할 수 있어 관심을 끈 엡손(Epson)의 모베리오(Moverio), 산업용 솔루션에 주력하고 있는 오스터하우트디자인그룹(Osterhout Design Group, 이하 ODG) 등 수많은 기업들이 증강현실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ODG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증강현실 프레임워크인 레티클OS(ReticleOS)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고객 대상의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증강현실의 미래와 시사점

조만간 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증강현실 플랫폼들이 시장에 속속 출시됨에 따라 여러 플랫폼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1) 보다 많은 개발자를 확보함으로써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다양한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들(특히 킬러 앱 포함)을 제공하고, 2) 그러한 애플리케이션들로 인해 더 많은 사용자들이 해당 증강현실 플랫폼을 이용하게 되고, 3) 그렇게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해당 플랫폼에 더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플랫폼 생태계가 확대되는 구조를 달성하는 선순환을 이뤄낸 기업이 증강현실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경우 증강현실 플랫폼의 구축보다는 주로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형편입니다.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간단한 게임이나 앱을 제공하거나 기업용 마케팅 등에 응용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게임업체들의 경우도 그동안 증강현실 게임 개발을 등한시 해왔는데 포켓몬GO(Pokémon GO)의 성공 이후 증강현실 게임의 개발 계획을 밝힌 상태입니다. 또한 한 기업에서는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제작사 아이코닉스와 제휴해 뽀로로GO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가 없는 상태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으며, 설령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래 지속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공을 지속하는 건 강력한 킬러 콘텐츠의 경우에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미 해외에서도 포켓몬GO의 인기가 벌써 시들해지고 있다는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기준 포켓몬GO의 일이 사용자 수는 4500만명 수준이었는데, 8월에는 3000만명으로 떨어졌습니다. 한달 만에 무려 30% 이상의 사용자가 감소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랜 기간 포켓몬 콘텐츠에 애착을 가져온 팬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쉽게 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포켓몬GO가 인기를 끈 1차적 원인은 증강현실 때문이라기보다는 포켓몬이라는 킬러 콘텐츠의 힘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증강현실 기술은 부차적 원인 내지는 콘텐츠를 가공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유발하고 사용하도록 만드는 다양한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들이 계속 등장하지 않는다면, 포켓몬GO는 '증강현실의 성공사례'라기보다는 '포켓몬의 다양한 성공사례 중 하나'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료 출처: KT경제연구소 - '플랫폼으로서의 증강현실과 시사점')